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가 지난주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긴급수입제한)를 위법으로 최종 판정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철강 수출이 곧 제자리를 찾게 될 전망이다.
■WTO 세이프가드 철회 권고= 지난해 3월 미국이 14개 철강 수입품목에 대해 3년간 최고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자, 한·일·EU 등 8개국은 미국의 조치가 WTO 세이프가드 협정에 위배된다며 즉각 WTO에 제소했다.
올해 7월 WTO 분쟁 패널이 미국의 협정 위반 판결을 내린데 이어 지난주 WTO 상소기구는 미국의 패소를 최종 확정하고 세이프가드의 철회를 권고했다.
■미국 일방통행에 제동= WTO의 이번 결정은 자국 철강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미국의 무리수가 다자협상에 의해 붕괴됐음을 뜻한다.
아직 WTO 분쟁해결기구(DSP)의 최종판단이 남아있지만 두차례의 패소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통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치적인 이유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던 미국은 곧 WTO내에 설치될 이행관련 조정기구를 통해 공동제소국과 이행협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은 세이프가드 철회와 현금보상, WTO결정 거부 등 세가지 카드를 손에 쥐고 있지만 철회조치가 유력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둔 부시행정부가 자존심을 구기면서 당장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미국은 WTO가 규정하는 1년6개월간의 협의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공산이 크다.
■철강수출 회복 기대= 철강업계는 WTO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의 철강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수출은 2001년 230만7천톤(금액기준 11억1천900만달러)이었지만 세이프가드가 내려진 지난해 175만5천톤(8억7천400만달러)으로 23.9% 감소했다.
올 1∼9월 수출물량은 102만5천톤(5억7천800만달러)으로 감소율은 19.2%를 기록했다.
또 미국이 세이프가드조치를 강행하자 이에 동조해 우리나라에 같은 조치를 취했던 EU와 중국의 세이프가드 철회도 곧 가시화 될 전망이다.
EU는 작년 5월 우리나라의 7개 철강품목에 대해 17.5∼26%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이 철회할 경우 이를 즉각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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