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중국 경제의 위기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하반기 성장률을 6%대로, 10년내 최저치를 전망하고 8월 중국 제조업 분야의 경기동향지수는 47.1로 6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5년 동안 7%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전세계 중산층 인구 10억명 중 30%인 3억명이 중국인이며 14억 중국인들의 구매력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은 28조2500억달러(약 2경9507조원)로 세계 GDP의 20%를 차지하며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6월 정식 서명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비행기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중국시장이 우리나라 경제영토로 열린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맨손으로 일군 한강의 기적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요즘 필자가 중국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70~80년대의 우리 기업인을 보는 것 같은 묘한 동질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중국 기업인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거침없는 행동은 과거 한국경제를 성장시키던 우리 기업인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데, 지금의 우리는 현실 안주와 방어에 급급하여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 같아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세대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성공하겠다는 믿음 하나로 기차에 몸을 싣고 맨손 하나로 창업했다. 밤잠을 설치며 기술을 개발했고 영어 한마디 못해도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해외 바이어들과 부딪쳤다. 6.25 전쟁 이후 1인당 국민소득은 60년간 25배가 늘어났고 수출은 1948년 4300만달러에서 2013년 1조달러로 뛰었다. 가발과 신발을 팔던 나라에서 첨단 반도체와 스마트폰, 초거대 선박을 만드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기적에 비견될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지금의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의 경제 기적도 창조와 혁신, 도전으로 무장된 애플, 구글, 샤오미 등 기업가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다수의 역동적인 기업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기업가는 언제나 변화를 탐색하고, 대응하고, 기회로 활용한다”라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업가 정신이 살아있는 기업들이 많았기에 경제 대국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꿈·도전이 中시장 여는 열쇠

이제 우리도 기업가 정신을 다시 살려야 한다. 기업은 성장기 때처럼 과감한 투자와 도전으로 새로운 경제영토를 넓히고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책임 완수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 나가고, 기술개발과 해외 진출에 주력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체계를 선진화해야 한다.

중소기업계도 기업활성화를 위해 힘을 합쳤다. 경제가 살아야 중소기업이 산다는 생각으로‘내수살리기’운동을 전개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청년1 + 채용’캠페인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을 확대시키기 위해 2.8%에 불과한 수출 중소기업 비중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필자를 비롯한 중소기업 경제사절단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전승절 참관에 맞춰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시장 점검과 중소기업 해외 진출 방안에 대해 모색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 앞에 14억명의 시장이 새롭게 열린다. 중국과의 FTA가 우리 중소기업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 지는 필자도 단언 할 수 없다.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좋고, 중견기업도 좋다.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하면 중국 시장은 우리 중소기업의 경제영토가 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땀과 열정의 성공스토리가 많은 기업인에게 전달돼 중국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서울경제 9월4일자 오피니언면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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