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 )

광복 70주년, 정부 수립 67년을 맞으며 한국경제의 달라진 모습에 세계인이 감탄하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이런 경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양이다. 세계에서 제일 못살던 농업국가가 반세기만에 세계적인 공업국가·수출대국으로 변모했으니 누구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53년의 경우 농림어업이 48.2%로 산업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던 것이 2014년에는 2.3%로 급강하했다. 그 대신 제조업은 같은 기간 중 7.8%에서 30.3%로 크게 높아졌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1차 산업과 농촌인구의 비중은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 도시와 농촌, 공업과 농업이 서로 보완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 있게 성장한 것이 아니라, 농촌과 농업·농민의 절대적 희생 위에 고도성장이 진행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치유하고자 역대 정권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농공병진의 깃발을 들고 농가부업단지·새마을공장·농공단지의 건설과, 향토산업·지연산업·지역특화산업의 육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2010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농공상(農工商)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정책이나, 2013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업의 6차산업화’시책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中企와 농림어업 동맹이 핵심
낙후된 농촌과 1차 산업의 문제를 비약적 발전을 보인 2·3차 산업의 성과와 지혜를 빌어 해결해 보자는 뜻이다.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자와 농림어업자들이 손을 맞잡고 사업을 같이 해보라는 것이 핵심이다.

즉 농공상이 유기적으로 원료를 조달·제조 가공하고, 기술개발을 연계해 새로운 제품생산과 시장개척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 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농어촌지역의 경제활성화 및 지역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말 현재 농축산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300개의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을 지정해 운영 중에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5년의 경우는 10월 말까지 신청을 받아 지정할 예정이다.

300개 지정업체의 유형을 보면 전략적 제휴형이 72%(215개)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분야별로는 식품기업이 90%(271개)로 압도적이다. 이들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는 시설·운영 자금 지원과 함께 컨설팅 지원 등 20여 개 부문에 걸쳐 지원을 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도 힘 보태야
융복합화가 시대적 키워드로 등장한 지금,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대기업+지자체 중심)가 각 지역의 사정을 고려해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의 발굴과, BT·IT와의 접목, 농업의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수 있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업과 농업 그리고 서비스 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이 촉진될 것이다. 세종 센터에서 농업에 ICT를 접목한 스마트 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좋은 예이다.

둘째, 발전단계에 상응하는 지원조치가 필요하다. 즉 융합활동은 사업의 발굴, 기술개발, 융합기술의 사업화, 융합제품의 시장화라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 보통이므로 각 단계에 맞는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위한 전략들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융합활동의  앞단계에서의 교류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관련 부처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농축산부와 중기청 사이에 지정단계에서만 협의가 이뤄질 뿐, 실제 지원사업이 실시될 때는 협의과정이 생략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협력도 부진한 편이다.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이 농촌경제 및 6차 산업화의 주춧돌이 되도록 업계의 자주노력이 강화되고, 지원시스템이 시장친화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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