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익 (주)다인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종종하게 되는 질문이다. “고객이 중요한 건 알고 계십니까?”기업의 경영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 고객은 시장을 지배하는 지배자입니다” “고객은 왕입니다” 등 많은 얘기들을 한다. 그런 대답에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고객관리를 이렇게 합니까?”

고객은 우리가 상상하고 느끼는 이상으로 소중한 존재다. 고객이 없다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에 충성도가 큰 고객이 있다면 그 고객은 1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죽을 때까지 1억원 정도의 그 회사 제품을 구매하고 또 그 주변에 많은 구전효과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객을 제대로 만족시킨다면 기업에게는 1억원 이상이 보장되는 셈이다. 반면 한번 이탈한 고객을 다시 고객으로 만드는 데는 신규 고객을 확보 비용의 10배가 들어간다고 한다.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말로만 고객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경영자들이 많다. 기업가 정신이나 사회적 소명의식 없는 경영자가 그렇고, 남보다 더 많은 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세상이 다 자기 것인 양 큰소리치는 사람들도 그렇다.

자신의 지위와 명패를 이용해서 약자에게 군림하려는 사람들도 또한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들이다. 똑똑해서 시험문제를 풀면 100점 맞을 머리로는 고객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슴으로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압축 성장을 하면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언젠가부터 세상이 변해가는 느낌이다. ‘갑질’이라는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가 신문 방송에 오르내리면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을 지탄하는 단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신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누구 때문에 그 자리에 있게 됐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어느 한 순간의 사소한 잘못을 통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똑똑하고 높은 지위에 있으며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사회고립 증상이다.

고객이란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또는 그것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좀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우리를 선택하는 사람 또는 나 이외는 모두가 고객이라고 하기도 한다. 기업에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 고객이고 직장인에게는 기업이 곧 고객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에 진학하는 청년의 비율이 60%가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가장 높다고 한다. 수치만 보면 대부분의 국민이 고등교육을 받는 전세계에 유래를 찾기 어려운 나라다. 하지만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내는지는 의문이다. 고학력자로 넘쳐나는 우리 사회의 지력(知力)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모르는 것은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기업가와 다르지 않다.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불안한 느낌들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러다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꼴 나는 거 아냐?” 일본은 그래도 버틸 저력이 있었지만 우리는 장담할 수 없다. 패배의식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는 순간 끝이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성공 방법을 명확하게 얘기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서 경쟁자 보다 더 빨리 제공해 주면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바로 국가 개조에 버금가는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의식으로 어떤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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