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진 (주)코링텍 사장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실제로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다 보면 체감하게 되는 경기는 세상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  어떤 회사는 일이 많지 않아 돌아가며 연차를 쓰게 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어려울 때는 먼저 직원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가족을 잘 꾸리도록 해야 하는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넉넉히 타이밍 맞게 가져와야 하는데….

그런데 외부 환경을 감안하면 적절한 일을 시간 맞춰 가져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혹자는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자가 강한 자”라는 얘기를 하는 것일 것이다.

어려운 때 살아남는 회사는 뭔가 남이 가지지 못한 강점을 가진 회사 일 것이다.  그 강점이라는 것이 남이 못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뛰어난 기술력 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할 것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서비스나 상품으로 연결해 내는 남이 모르는‘노하우 (know how)’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활동의 바닥에는 ‘고객 만족, 고객 감동’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경기가 얼어붙어도, 돈이 없어도 꼭 필요한 것은 있게 마련이고, 그 꼭 필요한 것을 생각할 때‘고객 감동’을 먼저 생각하는 회사나 그 회사의 제품은 고객이 반드시 외면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일을 하면서 자주 생각하게 되는 사소하지만 큰 의미를 전달해 준 경험이 있다. 

한 백화점에서 옷을 고를 때의 일이다. 어떤 매장에서 까다롭게 이것 저것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점원은 너무나 서글서글하게 잘 대응을 해 주었다.

요구를 하는 고객 입장에서 틀린 말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옷에 관한 한 전문가인 자기보다 더 잘 아는 것처럼 이것저것을 얘기하는 것이 속으로는 가소롭고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점원은 고객 요구의 맞고 틀림에 상관없이 너무나 잘 대응을 해 주었다.

다소 무리한 요구에도 기분 나쁘지 않게 대응하는 그 여직원을 보며 “이 사람은 프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나는 그 가게에서 옷을 샀다.  그리고 다음에 그 가게에 가겠냐고 하면 “네, 그 가게에 또 옷을 사러 갈 겁니다” 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런데, 그 날 겪은 그 일은 평소 내가 일을 할 때 스스로 자꾸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경험이 됐다. 그리고 가끔씩은 ‘스스로 그리고 때로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그 여직원보다 못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우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어떤 것이든, 그 종류에 상관없이 비즈니스의 원리는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 고객이 어떤 때에는 우리가, 제작자가 대응하기에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요구를 할 수 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백화점 여직원처럼 우리의 미션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그럼 결국 승자는 옷을 결국 팔아냈던 그 매장의 여직원처럼, 고객을 만족 시킨 사람, 그런 회사가 될 것 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승자인 것이다.   

이런 고객 만족은 사장 혼자 할 수가 없다. 그 매장의 여직원이 고객 만족을 실현했듯이, 회사의 여러 부분을 맡고 있는 구성원들이 맡은 분야에서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고객과 접점에 있는 직원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현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고객의 요구가 반영된 옷이나 상품을 만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고 불편해 하는 것을 마치 내가 불편한 것을 개선하듯이 개선하고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면 그 노력이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고객 만족’의 상당 부분은 회사의 경영진과 함께 하는 조직원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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