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생(인천자동차해체재활용사업조합 이사장)

양이나 소는 농경사회에서 매우 유용한 동물이다. 고기, 우유, 털, 가죽에서부터 뼈까지 모든 것 일체가 인간을 이롭게 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 역시 이에 비견될 만하다. 약 2만5000개의 부품이 사용되는 자동차는 완성차에서 중고차, 폐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동차는 생산되는 순간 그때부터 순환되는 하나의 자원이 되므로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지원이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 조차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 5위 완성차 생산국가이지만 중고자동차 수출이나 부품 수출·재활용, 폐자동차의 자원화 등을 위한 원스톱 정책지원체계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안 문제에 대한 합리적 대안으로 필자는 에코복합(ECO-COMPLEX)혁신단지 조성을 제안한다. 이 복합혁신단지는 중고자동차 수출혁신클러스터와 자동차부품 리사이클 혁신단지를 결합한 것으로 보면 된다.

중고차 수출혁신단지는 인천 등에 흩어져 있는 수출업체들을 하나로 모아 현대화된 시설과 유통시스템, 선진관리기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차 튜닝업체, 정비·개조 등 관련 업체들 간 일괄협력체계가 구축돼 시간과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리사이클 혁신단지는 폐자동차 부품 등을 재활용하고 수출해 자원화하며 환경과 자원리사이클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폐자동차는 해체서부터 파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부품, 고철, 플라스틱, 폐가스 등을 재활용하고 있어 창조경제시대 자원리사이클의 핵심분야로 주목된다.

이외에도 자동차 재활용 연구시설, 성능검사장, 바이어 유치, 자동차 개조 및 분해공장, 차종별 전시장 등 관련 시설의 집적화는 분야별 유기적 협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자동차 에코복합혁신단지 조성을 인천에서 출발할 것을 필자는 제언한다. 

인천항을 통해서 중국, 동남아, 중동 등으로 중고자동차와 부품을 손쉽게 수출할 수 있다. 또한 산재해 있는 수출업체들과 폐자동차 해체업체들을 집적화해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촉진한다. 아울러 인천시와 정부의 조세수입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에도 부응하는 길이다.

인천지역은 완성차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중고자동차 수출, 폐자동차 자원화 등에서 전국을 선도하고 규모도 제일 크다.

2012년도 중고차 수출 37만4592대 중에서 약 30만7834대가 인천항을 통해 이뤄졌다. 전체 수출량의 82%이며, 금액으로는 약 14억달러에 달한다. 중고차 무역상사가 전국에 약 1500개에 있지만 인천에만 약 1000개 업체가 있다.

폐차 처리는 연간 3만4147대로 인천지역 업체 1곳당 약 연간 4268대를 리사이클링하고 있다.

자동차 에코복합혁신단지 건립은 역대 민선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한 이래 전국 최초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특히, 투자금액 전액을 민간 주도로 조달하며, 인천광역시와 중소기업계가 일궈 낸 창조경제 모범사례로 부각될 수 있다.

산업간 융복합, 수출과 내수 활성화, 지역경제·지역중소기업 살리기, 자원 리사이클링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등 함축된 의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천지역에 자동차 에코복합혁신단지가 성공적으로 꼭 조성되길 희망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