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3년 연속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튼튼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자원이 세계 기업들을 인도네시아로 끌어당기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일치감치 진출해 이제는 터줏대감이 돼있는데 이들의 전략은 동남아 시장 진출을 강화하려는 한국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의 공통된 전략은 “미래의 소비시장을 공략하라”이다.
니폰 인도사리 코르핀도라는 기업은 ‘사리로티’라고 하는 국민간식, 국민 빵을 만드는 기업으로 인도네시아 대기업인 살림그룹과 일본기업인 소지쓰상사와 시키시마제빵이 1995년에 설립했다. 당시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는 1000달러 수준에 불과했고 주식인 쌀을 제외한 다른 곡물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니폰 인도사리 코르핀도는 인도네시아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당시 인구 2억의 소비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니폰 인도사리 코르핀도는 2000년대 말 대박을 터뜨렸다. 2006년과 2012년 사이 매출이 6배, 순이익이 18배 증가하며 인도네시아 대량생산 제빵산업의 90%를 점유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견고한 경제 성장과 함께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인데 과거 쌀만 먹던 식습관만 생각했더라면 오늘날의 성공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2012년 6월 JCB는 새로운 전략을 들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고소득층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플래티넘 카드 하나만 가지고 진출하였는데 이는 포화상태인 중산층 시장을 공략하기보다 향후 빠르게 늘어날 고소득층을 집중 공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둘째, 일본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은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라”이다.
이러한 전략이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는 분야는 바로 석탄 산업이다. 2011년 기준 인도네시아는 중국, 미국, 호주, 인도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은 양의 석탄을 생산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과 함께 석탄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인도네시아의 생산량이 3배 넘게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의 석탄 부존량은 1200억 톤이지만 문제는 석탄의 질이 낮다는 것이다. 당연히 석탄산업은 대부분 사업성이 있는 고등급 석탄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석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등급 석탄가격이 상승하자 JGC를 비롯한 일본기업들은 저등급 석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JGC는 저등급 석탄 가루와 물을 혼합한 다음 석유와 같은 액체연료(CWM)로 전환하고 여기에 고온과 고압력을 가해 발열량을 높이는 방법을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동반 진출하라”이다.  CWM 프로젝트에는 일본정부 산하의 신에너지 산업기술 종합개발 기구인 NEDO가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러한 지원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일본기업들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원조국 중 한 곳인 일본정부와 함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11년 5월부터 일본정부는 11개의 일본 대표 상사, 인프라 기업, 컨설팅 업체들과 협력해 자카르타 메트로폴리탄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2012년 10월에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양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승인해 앞으로 계획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기업들은 한 발 앞서 진출한 일본기업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한국기업만의 강점까지 보완한다면 인도네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훈 -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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