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대 권력분점…세대교체 완료는 5년후에

지난해 11월 폐막된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에서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최고지도부가 선출됐다. 이들은 바로 시진핑(習近坪)과 리커창(李克强)을 비롯한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과 18인의 정치국 위원 등 새로운 당지도부를 지칭한다. 공산당 1당이 통치하는 중국의 특성상 공산당 지도부 변경은 곧 국가지도부 변경을 의미한다.
중국의 집권당인 공산당은 5년마다 한 번씩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즉 당대회를 개최한다. 여기서 5년 임기의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데, 최고 지도부는 한 번 연임이 가능해서 당총서기는 최장 10년까지 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금번 18차 당대회가 주목받은 것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을 통치한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에서 시진핑-리커창 체제로 권력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 시진핑이 총서기로, 리커창이 서열 2위로 부상했고, 이들은 올해 3월 개최되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한국의 국회에 해당)에서 국가주석과 국무원 총리를 맡아 향후 10여년 간 중국을 통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지금의 중국은 과거 모택동이나 등소평 같은 절대권력자의 시대가 아니라 파벌간 집단지도체제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즉, 18차 당대회를 통해 최고지도자에 등극한 시진핑이 비록 당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국가주석이라는 핵심요직을 모두 겸임하더라도, 실제로 과거 모택동, 등소평같은 절대적 카리스마를 가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좀 더 살펴보면, 중국 공산당 규약에 따르면, 8천만 중국 공산당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당대회(약 2~3천명의 공산당 대표자가 참여)이다. 그런데 당대회가 5년에 한 번 밖에 안 열리니, 이를 대신해 평상시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기관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18기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은 376명)이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매년 10월 경 개최되는데, 여기서 중국의 경제 등 주요 정책의 기본틀이 결정되고, 이것이 12월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 등에서 다듬어진 후, 이듬해 3월 열리는 전인대에서 법률이 된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도 매년 한 번 열리므로, 평상시 이를 대신할 기관이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과 7인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이다. 특히 7인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사실상 집단대통령제와 유사하게 각 상무위원이 국정 현안에 대해 1인 1표를 행사하고 있다. 정치국 회의가 매월 1번 씩 열리는 것이 원칙인 반면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수시로 모여 당과 국가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진정한 최고의사결정기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제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7인 중 시진핑, 리커창만이 1950년대생이 주도하는 지도부, 즉 5세대에 속하고, 다른 5인은 1940년대생 즉 4세대에 속한다. 다시 말해, 제5세대로의 세대교체가 완전히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장쩌민 시대 이후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원로정치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68세 연령제한 규정을 마련했다. 따라서 현재 50대인 시진핑-리커창을 제외한 나머지 5인은 5년 뒤인 2017년 당대회에서 68세 룰에 따라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소위 말하는 5세대, 즉 1950년대생이 주도하는 지도부는 5년 뒤 19기 당대회에서 완전히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은 중국 공산당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대내외 정치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무엇보다 충칭시 당서기이던 보시라이의 부패사건과 이에 따른 당내 정치적 파장을 수습해야 하는 난관이 중첩된 한 해였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18기 당대회를 기점으로 중국 공산당은 내부문제를 정리하고, 무사히 권력승계를 마쳐 향후 개혁개방과 경제문제에 주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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