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정부의 국내기술 냉대정책에 실망, 중국으로 떠나려는 한 중소기업인을 알고 있다.
이 회사는 수년전 세계 최초로 소각로에서 불태워져 사라지는 ‘화학섬유’들을 재활용, ‘신소재 섬유판재’를 개발해낸 회사다. ‘신소재 섬유판재’는 건축자재로 쓰이는 목재의 대체품목이다.
이 소재는 가격이 목재의 4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물이 잘스며 들지않는 ‘방수성’, 충격에 오래견디는 ‘견고성’, 불에 잘타지않는 ‘난연성’ 등에서는 오히려 목재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소재는 한번 사용하고 나면 다시 수거해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반 영구적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이 때문인지 이 회사는 해외에서 많은 투자제의를 받았다. 일본에서는 신소재 섬유를 활용한 ‘팔렛트’ 회사의 설립을 제의받았고, 목재 자급율이 낮은 중국에선 공장을 아예 공짜로 지어줄테니 중국본토에서 사업을 해줄 것을 제의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제의 속엔 원천기술을 제공해달라는 요구도 포함돼 있어 회사대표 H씨는 지금까지 거절해 왔다.
그러나 기자는 최근 H사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들었다.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설비를 갖추려 해도 자금력이 없고 정부 및 금융기관에 융자를 받아 이를 진행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KT마크, 우수건축자재 ‘건마크’, GR마크 등 국가에서 주는 수많은 인증과 각종 발명대회의 상을 수없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금을 지원받는 데는 별 효과가 없더라구요. 결국 그럴듯한 매출액과 담보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2년전 취재당시 H사장이 기자에게 했던 말이다.
그동안 그때의 상황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던 것 같았다.
H사장은 최근 통화에서 “중국에서 30만평 규모의 공장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해외의 담배회사는 온갖 정성을 들여 유치해놓고 정작 국내 우수기술은 냉대하는 한국에선 더 이상 일하기 싫다”는 말을 남겼다.
참여정부 들어 정부는 과거‘반도체’와 같이 온 국민이 먹고 살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대통령의 특명이 내려진 상황이다.
그러나 기자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해답은 언제나 가까운데 있다’고. 이젠 더 이상 중소기업들을 해외로 내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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