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겠습니다.”
장년의 새로운 도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장년층의 재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2012 장년 일자리 대박람회’가 지난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려 5천여명이 넘는 구직인파가 몰렸다.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노사발전재단이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열린채용관’에 100개 기업이 참여해 구직자에 대한 면접과 현장 채용을 실시,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채용 게시판에는 일자리를 찾는 가장들이 몰렸다. 채용관 부스엔 서너 명씩 구직자가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력서 작성대에는 두툼한 안경을 내려 쓰고, 한자 한자 정성스레 써나가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컴퓨터로 쳐내려간 이력서보다는 느린 속도지만 진지하게 작성하는 모습에서 구직의지가 느껴졌다.
가죽공장에서 38년을 근무했다는 김윤택(64·서울 은평구)씨는 “많은 나이 때문인지 인터넷으로 수십 개의 이력서를 보내도 면접조차 볼 수 없었는데 이 곳에서는 실제로 채용담당자들과 대면할 수 있으니 자신감이 생긴다”며 “면접관들로부터 생각보다 활기찬 모습에 놀랐다는 말을 듣고 긍정적인 대화를 이어가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층들도 눈에 띄었다. 국민은행에서 30년을 일하고 퇴직했다는 이 모(56·여)씨는 “집안의 가장이고, 아이들도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일을 계속해야하는데 우리 또래는 식당 자리밖에 받아주질 않아 고민이 됐다”며 “오늘 한 기업이 실버 텔레마케팅단을 운영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고객을 많이 상대해본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채용박람회는 행사 시작 3~4시간 만에 ‘채용 완료’를 선언한 기업들이 20여 개를 넘어설 만큼 실질적인 채용성과도 컸다.
한 채용담당자는 “젊은 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노하우를 가진 중장년층 구직자는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박람회에서 좋은 인재를 많이 만나 좋았지만 너무 높은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 분들도 있어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무료 건강검진, 유망 자격증 소개, 좋은 면접 인상 만들기 등 기업의 면접을 기다리는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 서비스가 마련돼 구직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창업관과 귀농귀촌관에서는 유망 창업 아이템과 귀농귀촌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의 직원이 맞춤형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대기업에서 25년간 유통관리 업무를 했다는 강 모(50)씨는 “장년층 일자리를 워크넷 등의 구직사이트를 이용해 찾아보는데 여러 사이트를 둘러봐도 비슷한 기업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새로운 업체 발굴이 필요하다”며 “베이비부머의 정년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퇴직하기 2~3년 전부터 직업 훈련과 교육을 강화해 중장년의 재취업을 위한 서비스가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개막식에서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및 10개 주요 업종 대표들이 장년층 고용 확대를 위해 협력하자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채필 장관은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퇴직과 취업난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장년 취업자들의 열정을 보았다”며 “장년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인생의 2막을 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2012 장년 일자리 대 박람회’가 지난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100개 참가업체의 채용면접이 진행되는 열린 채용관, 바리스타 등 직업훈련체험관, 전문의가 운영하는 건강검진관 등 10개 시설로 구성됐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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