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간지방은 어느새 단풍이 지고 있다. 겨울이 빨리 찾아드는 강원 영서지방은 하루가 다르게 낙엽을 떨구고 겨울을 이길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에서도 깊숙이 들어가 자리잡은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회동리 마을을 비껴서도 한참을 들어가서야 만날 수 있는 첩첩산골이다. 가는 길에는 올해 수해의 잔재가 여실이 드러나고 있다. 회동리 마을로 접어드는 다리밑으로는 폭우에 쓸려나간 나무가 쓰러져 있고 모래톱이 계곡 일부를 막아버렸다. 겨울을 준비하는 농부들의 일손도 부산스럽다. 막바지 추수작업이 한창인 촌로들의 모습을 보면서 찾아간 가리왕산 휴양림. 한없이 이어지는 임도속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 찾는이 없어 한적한 그곳에는 한없이 빨려들어가는 아름다운 자연이 기다리고 있다.
매표소를 지나 찻길은 계곡을 향해 한없이 이어지고 있다. 커다란 암반 옆으로 나무로 새겨진 가리왕산 팻말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가리왕산은 갈왕이 피신하였다해 갈왕산(1,561m)이라 명명되었다. 이후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가리왕산으로 불리어졌다.
산능선으로는 상봉, 중봉, 하봉, 청옥산, 주왕산을 거느린 거대한 육산. 크고 작은 산들이 에워싸고 있는 첩첩산중이다. 산맥은 태백산맥의 지붕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해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산 능선에는 고산식물인 주목, 잣나무, 단풍나무, 갈참나무, 박달나무, 자작나무 등 각종 수목이 울창해 삼림욕을 즐기기에는 제격.
무엇보다 이 산은 야생화를 비롯해 산삼, 나물 등이 많은 천연보고림. 휴식년제(2003년)가 되기 전까지는 산나물 축제를 열기도 했다.
가리왕산 남동쪽 산자락에 휴양림(033-563-1566, 정선읍 회동리 입구)이 들어서 있다. 가리왕산에서도 골짜기가 가장 깊은 곳이다. 총 면적만도 9441ha로 광대하며 휴양림내에 여러가지 시설도 잘 되어 있다.
회동계곡을 따라 매표소에서 제3야영장까지 약 3km 구간에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차가 갈 수 있는 길은 매표소에서 약 5km까지며 이후로도 산간 임도가 나 있으나 일반차량은 출입을 통제한다.
무엇보다 계곡을 따라 숲속으로 호젓하게 난 산책로가 아름답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길을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운치가 그만. 산속의 수풀향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가 기분까지 상쾌하게 한다. 산 하부에는 소나무림을 비롯해 잘 가꾸어진 인공림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등산은 총 7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과 중봉에서는 청명한 날이면 멀리 동해까지 관망할 수 있다. 숙암방면 입구는 약 4km 구간에 철쭉이 밀집 자생하고 있다.
휴양림 매표소 바로 위에는 지금은 폐광이 된 광산이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다. 폐광에서 흘러내려오는 철분으로 인해 하천 바닥이 모두 빨간색으로 물들고 물까지도 갈색으로 변해버렸다. 그러다 지난 98년 여름에 전국적으로 내린 큰 비로 많이 씻겨 내려갔으나, 완전히 빠지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흘러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 위쪽으로 가면 계곡물은 맑아지고 골도 깊어 지고 아름다운 폭포수와 기암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산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나무 대롱 한 개를 이어서 만든 약수터. 시원하고 달짝지근해서 시린 가슴을 더 시리게 한다. 바로 앞으로는 옹기종기 산막이 펼쳐진다. 심마니들이 약초를 캐기 위해 터를 잡았다는 곳이다. 단독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야영장,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4km의 산책로와 체력 단련시설, 어린이 놀이터, 위생시설, 편의시설 등이 있다. 다소 썰렁한 늦가을 산막에서 보내는 하룻밤. 생각하기에 따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다.
개장기간:연중무휴/7-8월 성수기에 이용하려면 인터넷예약.
■대중교통 : 정선까지 열차나 직행버스 또는 승용차이용. 정선-휴양림(회동) 입구까지가 8회 운행. 열차이용시에는 정선역에서 가리왕산 휴양림(회동)가는 버스 이용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 새말 IC에서 빠져나와 평창으로 이어지는 42번국도 이용
■먹거리&숙박 : 휴양림안에서 취사가 가능하다. 주변에 특별한 맛집이 따로 없다. 가는 길에 있는 쥐눈이콩으로 만든 된장찌개를 파는 동트는 농가집이 있다. 그 외는 정선읍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장터안에 있는 동박골(033-563-2211, 563-0213)은 곤드레나물밥의 원조이고 감자 옹심이가 맛있는 이모네 집(033-562-9711)이 들러볼만하다. 또 정선역 근처에 있는 동광식당(033-563-3100)은 콧등치기와 황기족발로 유명하다. 올갱이국으로 소문난 맛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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