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강산을 운운하며 천혜의 자연을 이야기하던 시절은 지난 것 같다.
한없이 인간에게 호의를 베풀 것만 같았던 환경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나 양심에 호소하는 도덕적인 요소가 아니라 이 땅에서 살고 호흡하는 모든이에게 절대적인 숙제로 돼가고 있다.
지금까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중소기업의 여러 가지 난제들 외에 환경문제는 새롭게 중소기업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소기업엔 또 다른 부담
이제 모든 기업은 친환경물질의 개발과 폐기 후까지의 모든 순환을 염두에 두고 상품을 개발해야하며 특히 선진국과의 수출에서 환경에 대한 고려는 우선순위에서도 가장 앞서고 있다.
더욱 쾌적하고 효율적인 생산공간과 공해적인 요소를 없애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정부의 지원제도가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분야별 대응능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 자금 등 근본적인 문제들로도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빠른 결단이 요구된다. 속도감 있게 밀려오는 환경문제는 그 심각도나 필요성에 대한 비교적 높은 인식도에 비해 생산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요소들 대부분이 투자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영세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강 건너 불처럼 바라보아야만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공장 가동률이 69%로 4년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현경제 상황에서 환경문제 전담조직을 가진 업체는 극히 일부이며 환경개선에 대한 생각조차 못하는 안타까운 중소기업들이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방 중소기업들이 모인 창업단지 내에 병원폐기물처리 시설이 들어오게 돼 유해가스와 악취 등 환경공해 때문에 겨우 확보한 공장인력들이 빠져나가게 됐다는 어느 중소기업인의 푸념섞인 하소연을 들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인력을 확보해서 겨우 운영해나가는 영세업체들에게 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조차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기업이 존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필수조건외에 시대가 요구하는 상황들에 중소기업은 호흡을 맞출 수 밖에 없고 끊임없이 새로운 코드를 만들어 내야한다.

정부·기업 하나돼 계획수립을
지금 중소기업이 시급히 맞춰야 할 채널은 환경이다. 환경이란 개념은 생활과 함께 오래전부터 우리주변에 너무 가깝게 있어서 새로운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중소기업은 환경이라는 채널 안에서 모든 개념을 재구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갖게 하는 디자인이나 상품개발도 환경이 고려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등은 중소기업이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할 숙제이지만 환경문제는 좀더 거시적인 안목에서 장기계획을 세우고 세부적인 실행을 통해서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돼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에게 환경개선이란 곧 투자다. 원자재 구매에서, 생산, 폐기물처리까지 온통 비용만 요구되는 환경문제는 중소기업이 짊어져야 할 또 다른 부담이다.
각 중소기업에 대한 환경개선 지원이 더욱 다양화되고 많아져서 정부와 중소기업 자신이 환경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총체적이면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크고 거창한 설비투자 보다는 현 중소기업의 상황에서 손쉽고 부담 없는 경비로 쾌적한 현장을 만들고 지방 구석구석 영세한 중소기업들도 안정적인 기업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보호제도들도 열악한 상황에서 버티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규모가 있는 공단의 전문가가 꾸며놓은 모습은 아니라해도 하루하루 힘들게 견디는 중소기업인이 쉼을 얻을 수 있는 작은 나무들이 생산현장에 가꾸어졌으면 한다.
이소영(폴리프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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