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드럼·키보드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해 하나의 소리로 만들어 낼 때의 희열. 밴드 동호회는 많은 기업에서 선호하는 동호회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직장인 밴드 경연대회에 많은 참가자가 몰리고, 밴드를 다룬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도 생길 정도다. 많은 직장인들이 악기 연주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온·오프라인 체험식 교육서비스 기업 아이빛연구소도 지난 6월부터 직장인 동호회 ‘빛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평일에는 개인 연습을 갖고, 주말이 되면 다 같이 모여 합주를 하면서 연주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 밴드로 보이지만 빛 밴드는 다른 동호회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밴드 연주자와 보컬 외에도 많은 동호회원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13명으로 구성된 동호회의 연주자와 보컬을 합하면 8명이다. 나머지 회원들은 악기를 연주하지 않지만 각자 역할이 있다. 음향을 체크해주는 사람, 연습 일정을 조절하는 사람, 총무 역할을 하는 사람 등이다. 밴드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일종의 매니저를 두고 있는 것이다.
연구개발팀 서명순 주임도 이 동호회의 스텝 중 한명이다. 직접 악기를 다루지 않지만 동호회의 소속감이 높은 편이다.
서 주임은 “주말에 연습실에 나가서 연주를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어요. 매주 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하죠. 저는 직접 연주하지 않지만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
서 주임은 스텝으로 활동하는 동호회원들 덕분에 빛 밴드의 연주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텝들이 합주실에 직접 찾아와 연주 실력을 모니터링 해주기 때문이다. 스텝들은 연주자 자신은 모를 수 있는 나쁜 습관이나 따로 연주할 때는 괜찮아도 함께 연주할 때 박자감각 같은 것을 예리하게 지적해준다.
회사 업무에 부담이 되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밴드 경연대회 일정을 알아보는 것이나 8명의 연주자의 스케줄을 고려해 연습 일정을 잡는 것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전담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니 연주자들도 연습을 한 후에는 회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의 동호회원들이 함께 모이면서 부서 간 소통은 더욱 활발해졌다.
서 주임은 “처음에 동호회를 구성할 때 될 수 있으면 다양한 부서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하지만 직접 악기를 배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인원이 더 이상 늘지 않더라고요. 악기를 배우지 않아도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동호회가 되니 여러 부서에서 신청자가 나와 함께하는 동호회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빛 밴드’는 이 같은 스텝 역할의 동호회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지난달 열린 직장인 밴드 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짧은 연습기간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들이 연주에 집중할 수 있었던 분위기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서 주임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텝들이 플랜카드를 만들어 응원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연주자들도 동기 유발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열심히 연습해서 나간 대회가 비 때문에 취소되어 다른 밴드와 실력을 겨룰 수 없었지만 동호회원간의 우애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밴드 동호회는 앞으로도 이 같은 기회를 자주 만들기로 했다. 겨울방학에는 보육원 등으로 자선공연을 펼치고, 고객들을 초청한 공연도 계획 중이다. 보다 풍성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연주 레퍼토리를 구성해 연습에 매진하기로 했다.

-아이빛연구소 밴드 동호회 '빛 밴드' 회원들이 회사 주변 연습실에서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