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처음 발견된 아이스 와인은 때 이른 찬 서리가 빚어낸 우연의 결과물이다. 아이스 와인을 위해 독일 농부들은 추운 겨울에 포도를 수확한다. 포도밭에 찬 서리가 내리고 영하7도의 날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포도의 수확은 일출 전에 이루어진다. 해가 떠 얼음처럼 딱딱하게 얼어붙은 포도 알이 기온이 올라 녹기 시작하면 맛이 죽어 버리기 때문이다. 고된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요즘처럼 이상기온으로 따뜻한 겨울이 오면 아이스 와인은 생산조차 되지 않는다. 그만큼 진귀하다.
세계 최상품의 디저트 와인으로 꼽히는 독일의 아이스바인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포도수확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를 수확해 만든다. 이 때 수분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당분이 농축되나 포도나무에서 떨어져 유실되는 경우가 많아 생산량이 적은 귀한 와인이다.
독일 리슬링으로 만든 아이스 와인은 고급 중의 고급이다 와인 평론가 로봇 파커에 따르면 99점 이상의 최고 와인 반열에 독일 와인이 열 개가 올라 있는데, 그 모두가 리슬링 아이스 와인이다. 이에 비해 세계 최대 아이스 와인 생산국인 캐나다는 주로 비달 품종을 재배한다.
두 나라 모두 자연식 아이스 와인만을 공식적인 아이스 와인으로 인정한다. 수확 후에 냉장고에서 냉동시킨 포도 알을 가지고 만든 아이스 와인은 스위스, 미국, 호주 등지에서 아이스박스 와인 또는 크리오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독일에서 영하5도에 수확했다든지, 캐나다에서 영하6도에서 수확했다든지 하여, 해당 국가의 최저 수확 온도 규정을 지키지 못한 포도로 생산된 와인은 아이스 와인이 아니라 ‘늦은 수확’으로 부른다. 그만큼 철저하게 아이스 와인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아이스 와인은 첫 입맛은 매우 달다. 설탕 폭탄이 터져서 입 안 가득 감미로운 소나타를 선사한다. 그러다가 곧 깔끔한 산미가 나타나 입천장과 혀의 감미 잔재를 말끔히 치우고 개운함을 노래한다. 꿀벌이 흠모할 감미와 면도날처럼 예리한 조화가 자아낸 맛의 균형이 잔잔히 흐르며 긴 여운을 남긴다.
젊은 아이스 와인은 신선함이 매력적이고, 오랜 된 아이스 와인은 신사같이 우아하고 복합적인 맛을 자랑한다. 어린 아이스 와인은 광택이 나며, 연호박색으로 빛난다. 그러다 숙성을 거듭하면 색이 진해지고 완전한 호박색으로 변하다.
아이스 와인은 보통 식사 후 디저트로 마신다. 코스별로 나오는 디너에서는 식전주로 마시기도 하지만 보통은 입 안을 달콤하고 개운하게 정리해 주면서 식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시는 게 좋다.
맛 자체가 달기 때문에 케이크, 푸딩, 쿠키, 치즈 등 후식과 함께 먹는다. 아이스크림, 디저트용 파이, 치즈 중에서는 로크포르, 블루치즈, 고르곤 졸라 치즈가 잘 어울린다. 일종의 이열치열과 같은 원리의 음식 매칭이다.
하지만 아이스 와인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디저트가 되기 때문에 따로 다른 음식이 없이 와인만 마셔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단 차게 해서 마셔야 좋다.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와 함께 독일 최고급 와인으로 꼽힌다. 블루 런 아이스바인은 푸른 색 병에 골드 라벨이 잘 조화를 이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아이스바인을 대표하는 독일 최고의 브랜드이다.
양조특징은 조심스럽게 포도를 선별하여 수확하고, 천천히 숙성과정 저온발효, 병입이 어우러져 만든 와인이다. 아이스 와인의 병은 작다. 소량 생산에다 값도 만만치 않은 관계로 반 병짜리가 대부분이고 가끔 500㎖짜리 용기도 볼 수 있다.
- 박희수┃작가 red038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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