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重慶, 충칭 Chongqing)을 갔다. 중경의 내로라 하는 관광지 무릉현에 있는 비경을 보기 위함이다. 인천 공항에서 근 4시간, 중경시내까지는 30~40분, 중경에서 무릉현까지 버스로 4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곳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무릉현은 중경에서 128km 떨어진 도시로 당나라(618~907)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40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고도다.
예로부터 “사천과 귀주의 입구”로 불렸으며 양자강의 서남부 중심지였다. 기후가 온화해 아열대 형상을 띈다. 특히 안개가 많은 곳으로 해 볼 수 있는 날이 드물다.
실제로 필자가 여행하는 3일동안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었다. 해발 2000m 고지대여서 ‘남국의 목장’, ‘산성의 피서지’, ‘동방의 스위스’, ‘세상에 남겨진 에덴’등으로 불리운다. 현재 면적은 2,901㎢고 인구는 40만명이다.
동굴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카르스트 지형으로 오강((烏江, 우지앙)부터는 그런 지형을 한눈에 그려볼 수 있다. 양안을 감싸고 있는 기암들이 독특하다. 바다가 융기돼 생긴 육지이기 때문이란다. 그것들은 무릉현의 명소를 만들어 냈다.
장강대교를 건너면서 오강을 따라 구불구불한 국도변이 이어진다. 멀미가 날 정도로 버스는 롤링이 심하다. 오강은 양쯔강의 한 지류다. 물빛이 검다고 해서 까마귀 오(烏)자를 쓴 것인데 그래서인지 검푸르다. 오강 줄기를 따라 힘겹게 달려 선녀산 근처의 자그마한 소읍(巷口鎭). 신 귤과 대추 등을 사고 산허리를 휘돌아 선녀산 국가 삼림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선녀산 남쪽기슭에 있는 ‘용수협 지봉(蓉水峽地縫, 武隆地峯圓區). 유네스코 지정이라는 글자를 보면서 매표소 안쪽으로 들어가면 내림 길이다.
어둠침침한 인공 동굴을 지나면 수직 80m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멋진 석회암 기암이 양안에 펼쳐진다. 한없이 아래로 흘러가는 계곡물은 흰 석회암이 섞여 있는 듯 옥빛에 흰색이 탁하게 배어 있다. 물줄기는 기암의 형태에 따라 모양을 달리한다. 작은 폭포수도 만들고, 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끼 식물도 눈에 많이 띈다. 로드데크로 계곡을 이어주기도 한다.
멋진 장소마다 이름을 붙였는데 ‘죽계학명’‘옥귀출산’쪽이 압권이다. 협곡경치에 연신 탄성을 자아내면서 2km 정도는 걸어 내려가면 길은 끝난다.
돌아나오는 길, 또 다른 풍치가 이어진다. ‘보입삼계’라는 팻말을 기점으로 왼쪽 길로 오르게 된다. 동굴(일전천)인 듯 앞이 환하게 밝아온다.
이어 공작병연, 은하비폭, 선학목욕 등이 이어지는데 처음 출발할 때 보던 폭포가 모양을 달리해 눈 안에 들어선다. 마치 하늘에서 폭포수가 흩날리고 있는 형상이다. 모습에 반해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서도 너무나 아쉬워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지점이다. 왕복 총 5km 될 듯하다. 걷는 게 힘겨울 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풍치라면 한번쯤 와봄직하지 않을까.
(계속)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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