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표면상으로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의 파기를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실질적 목적은 이라크 석유의 장악, 나아가 중동지방에서의 미국 영향력의 확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개전에 적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 전쟁은 강대국이 약소국을 상대로 한 패권주의를 휘두르는 것이므로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어쨌든 세계경제는 이라크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라크전쟁은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적어도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중동수출감소는 중소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중동국가들과 우리 중소기업들의 교역량이 상당히 적기 때문이다. 2001년 기준으로 중소기업의 총수출 가운데 중동으로의 수출은 5% 남짓한 정도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고 또한 소비 및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세계경제에서 수요의 위축을 가져오고 그 결과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큰 타격을 가져 올 것이 분명하다.

전쟁 장기화땐 中企 수출 큰 타격
또한 이라크전쟁의 장기화는 미국 재정수지의 악화와 미국의 리더쉽에 타격을 줘 달러화의 가치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의 하락은 미국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다시 우리 중소기업들의 수출을 어렵게 할 것이다.
한편 이라크전쟁이 미국의 의도대로 단기간에 끝날 경우에는 적어도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우리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이라크 복구사업이 세계경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되고 동시에 경제 불안요인이 사라지면서 소비 및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뿐만 아니라 그간의 고유가로 높은 이익을 챙긴 산유국들의 소비 및 투자지출로 인한 특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결과 단기간에 끝나는 이라크전쟁은 세계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호전됨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재정수지 악화 등의 이유로 달러화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의 약세는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볼 때 이라크전쟁의 조기종료는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을 증가시켜 중소기업 경영을 유리하게 전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후 이라크 복구 적극 참여를
이라크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은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먼저 전후 이라크 복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이라크 특수를 노려야 할 것이다. 이라크 복구의 주체는 미국 연방정부와 UN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국과 UN의 조달시장을 공략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 대개의 중소기업은 아직 이러한 조달시장의 공략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뿐만 아니라 전후 이라크 복구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기업들의 협력업체가 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함으로써 이라크 복구사업에 진출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방법이든 중소기업들은 미국정부와 UN이 제공하는 조달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는 높다.
이라크 복구사업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들 조달시장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또한 이익률이 비교적 높으므로 중소기업이 이들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실익이 큰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중소기업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일정한 절차를 밟아 미국정부와 UN의 조달기관에 납품업체로 등록부터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끝난다고 해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확 풀린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전쟁이 빨리 끝나면 경제환경이 좀 더 좋아지겠지만 북핵문제와 내수부진 등의 문제는 여전히 중소기업의 환경을 여전히 나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송장준(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