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는 많은 기업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광주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 중의 하나가 아마도 삼성전자일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삼성전자가 생활가전제품 라인을 광주로 이전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광주시민은 앞장서서 삼성제품을 사는 등 많은 애정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생활가전제품은 한국에서 할만한 사업이 아니다’는 발언 이후, 광주 삼성전자의 해외이전을 둘러싼 우려와 논란이 지속돼 왔다.

정책자금 지원방식 변경돼야

다행히 광주 삼성전자측은 부가가치가 없는 사양성 품목은 후진국으로 이전하고 광주 삼성공장은 신제품 및 고부가가치 가전생산기지로 계속 유지된다고 발표하는 것을 듣고서야 광주 삼성전자 납품 하는 중소기업들은 깊은 시름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중소협력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신제품에 소요되는 부품을 기존의 생산시설로 생산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생산시설이 활용될 수 없다면 신제품생산에 필요한 새로운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이 경우 소요 시설자금 조달문제가 걸림돌이 된다. 전반적으로 유동성에 취약한 지역 중소기업들은 신규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정부에서 사업전환이나 또는 업종 추가시에 필요 시설투자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사업전환 자금은 업체의 기술력과 사업성에 따라 지원돼야 한다. 즉, 보증인, 담보 등의 구태한 방식의 대출관행이 아닌 기술과 신용 위주의 대출을 보장해야 한다. 기업의 재무구조나 매출액 부채비율 등은 별개로 하고, 새로운 사업의 기술력과 사업성만을 평가해 원활하게 자금이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광주 삼성전자도 임직원 뿐 만아니라 협력업체와 그 가족들까지 삼성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신제품 생산은 이 지역 협력업체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 시설 투자에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중소기업들에게 정부 정책자금을 대출해 운용하고 있는 지원기관과 금융기관들은 광주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이러한 변화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해서 우선적으로 대출금 상환연장을 꺼리거나 채무회수관리에 역점을 두는 등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불안하게 심리가 쏠리게 해서는 안된다.
국내총생산(GDP)의 10.9%, 수출의 34%를 차지하고 국내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던 IT산업은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취약하다.
이들 업종은 생산혁신측면에서도 IT활용도가 미흡해 생산, 고용창출 능력이 갈수록 떨어져 주력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지속적인 성장 동력 발굴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협력업체도 기술개발 노력해야

광주 삼성전자의 협력업체들도 삼성전자의 발표를 믿고 향후 변화에 불안해하지 말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 신부품 생산에 집중해야 된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변화는 준비된 자에게 분명 새로운 기회를 선물로 안겨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광주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된다. 이를 위해서 노사평화의 정착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21세기 우리가 가장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는 후진국에 비해 임금은 높지만 노사평화가 정착돼, 기업환경, 생활환경이 우수해 외국인투자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광주는 양질의 교육을 통한 우수인력이 공급되고 노사협의체 구성으로 대화와 타협이 자리 잡아 노사분규가 사라져야 한다. 이제 삼성전자가 광주에서 세계를 무대로 힘찬 날개를 펼 수 있도록 광주시민의 지혜가 모여야 할 시점이다.

강영태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회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