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이야기는 경영학 교과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이다. 기업이 이윤추구 동기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경제적 문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의 긍·부정적 측면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그 어떤 법적 구속력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기업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훌륭한 기업으로 존경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그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윤추구라는 주된 목표에 다음가는 부수적인 것이어야 하며, 기업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

아름다운 사회의 필수조건

인터넷 시대의 덕분으로 투명한 사회를 열어가게 되면서 기업이 안고 있던 ‘부끄러운’ 부분들이 속속 노출되기도 한다. 이미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는 경제질서 유지에 필수요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예기치 못한 경제범죄들이 발생하였거나 기업불신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거론하며 반성하곤 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대부분의 경우 기업에게만 사회적 책임을 물어왔다. 그러나 각 개인은 사회적 책임이 없는가? 비록 경제문제에 국한한다 할지라도 ‘사회적 책임’의 문제는 여전히 기업의 문제로만 남아 있어야 하는가? 개인의 역할이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이 때 이 문제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자영업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온라인을 통한 e-문화 세계가 활짝 펼쳐지고 있는 패러다임 변화의 시대에 우리는 개인의 사회적 책임 문제에 대해서 진정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양극화 해소의 지름길

기업 목표의 하나인 이윤추구 동기의 논리를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의 사회적 책임 문제는 아름다운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례를 범하는 통화예절의 문제도 개인의 사회적 책임에 관련된 문제이며,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어린이를 방치하거나 침을 뱉는 일, 교통질서를 위반하는 운전습관 등을 비롯, 공서양속에 어긋나거나 부도덕한 개인의 생활·행동 양식도 따지고 보면 모두 개인의 사회적 책임 문제라는 맥락에서 검토되어야 할 사안들이다.
자본주의가 성숙될수록 ‘공동’의 개념에서 ‘개인’의 개념으로 이행될 터인데 아직까지도 사회적 책임은 기업에게 국한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힘의 바탕은 개인의 역량에서 비롯된다. 왜냐 하면 개인은 이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요소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화되어 있는 양극화 문제의 해법도 사실 따지고 보면 간단하다. 즉, 개인 각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로 보인다. 자발적인 사회봉사,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공중질서 지키기, 기부문화 활성화, 노약자 보호 등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려는 각자의 노력이 많이 표출된다면 양극화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래사회의 진정한 힘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 맞는다는 속담처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하나가 큰 산불을 일으켜 수십년 수백년 자란 나무를 불태워 버린 예는 빈번하다.
개인의 독립적인 행동 하나가 이 사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공인으로 지칭되는 사회 인물들은 개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처신을 개인적인 문제로 우기면서 마음대로 처신하는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좀처럼 동의할 수 없는 행동임에도 ‘사적인 문제’라며 간섭하지 말라고 한다. 흥청망청 돈을 써버리는 낭비벽, 해외 골프여행, 금권력에 힘입은 성관련 사회문제 등이 개인의 문제로만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이 잘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최근 국무총리의 골프파문은 범죄의 구성 여부를 논하기 전에 개인의 사회적 책임 문제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휴일 골프로 운동하는 데에 왠 참견이냐 반문할 지 모르나 국무총리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한 공인으로서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안고 있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이다.
소속된 기업의 한 구성원이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면 그 기업이 지탄을 받게 되고, 기업경영에 막대한 힘을 빼버린다. 물적 손해는 물론, 보이지 않는 이미지 손상 등 비물적 손해까지 감안하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본래 개인은 경제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며 주인공이다.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개인 각자이듯, 기업의 역량 역시 임직원이든 종업원이든 구성원 개인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사회적 동물’로써 인간 개인행동의 대부분은 경제활동이다. 이 때문에 개인의 사회적 책임 역시 상당부분 경제문제로 귀결된다.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데에 신중을 기하고 수많은 비용을 쏟아 붓는 것도 개인의 사회적 문제가 곧 기업의 문제이며, 기업의 사회적 문제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은 사회의 동반자이며,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며, 미래사회의 진정한 힘이다. 따라서 개인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해야 하고,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며, 아름다운 문화를 계승·유지시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기업에게 많을 것을 의존하고 바라는 것보다는 경제사회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개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를 진정으로 고민해 볼 것을 제안한다.
기업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며, 사회 전 부문에 걸친 양극화 해법의 지혜로 삼을 수 있다.

박 문 서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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